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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배터리 공급망과 정부의 역할

관리자|2022.06.08|조회 60

 

원본 기사 링크 : 배터리 공급망과 정부의 역할 | 서울경제 (sedaily.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이 반중(反中)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필수 국가임을 천명했다.

 

중국의 기술적 부상에 맞서기 위해 반도체와 함께 미국이 미국 산업을 중국 중심 공급망과 분리하려고 하는 미래 핵심 기술이 배터리다. 배터리 기술 분야는 아직 반도체 분야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안보적 파급효과가 반도체보다는 시급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배터리란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 형태로 저장이 가능해 재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를 말하며 현재로서는 리튬이온배터리(LIB)가 가장 보편적인 기술이다. 소형 전자 제품 외에 지금은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 저장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과 심지어 군사 무기에까지도 배터리 기술은 필수적이 될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급망에서 이미 전기차 배터리는 핵심에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배터리 생산 능력을 이미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중국이 선발 주자로서 최대 시장이었다. 2021년부터 미국과 유럽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배터리 공급망은 채굴, 소재 가공, 셀 제조, 팩 조립 등 4개의 가치사슬로 구성된다.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은 주로 팩 조립에만 치중하고 채굴, 소재 가공, 셀 제조 산업은 한국과 일본·중국에 집중돼 있다.

 

국은 한국·일본과 협력해 반중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한 준비에 이미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한일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투자하는 데 나서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의 특징은 소재·부품 업체가 동반 성장해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이 중국에 이어 2위에 위치한 것이다. 향후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를 미국 내에 구축하는 면에서 필수적인 국가다.


배터리 기술은 완성도 면에서 아직 20~30% 목표 달성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반값 전기차’를 표방하고 배터리 제조 원가 인하에 사활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팩 용량 1㎾h당 100달러’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기 시작하는 분기점으로 본다. 배터리팩의 가격 전망은 올해 ㎾h당 평균 143달러다. 미국·유럽 전기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업체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과 원가 경쟁을 펼칠 것이다. 배터리 원천 기술과 전기차 수요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과 협력하는 것은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에는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 역내에서의 전기차 시장이 완성될 10여 년 뒤 최적화된 가격과 기술을 가진 기업과 국가만이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의 전기차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와 아세안 지역은 인구만 해도 20억 명이 넘는 거대 시장이다.

지난 4월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에서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3위로 내려앉고 중국 업체들이 1·2위를 모두 차지했다. 한국 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원자재(니켈·코발트 등) 가격 급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다. 배터리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려는 정부의 지원책은 배터리 기업들을 위한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집중돼야 한다. 기업들 중심의 장기 구매 계약으로는 한계가 있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