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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시론] 中 저가 전기차 공습의 파장

관리자|2024.04.01|조회 505

원본기사 링크: [시론]中 저가 전기차 공습의 파장 | 서울경제 (sedaily.com)

 

2023년 한 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약 500만 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이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약 120만 대였다. 전기차 전환이 대세가 될 2030년께 전기차 위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향배는 세계 경제와 강대국 기술 패권 경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로서는 21세기 석유라고 하는 핵심 광물을 확보하고 배터리 부품 제조 측면에서 지난 10여 년간 우위를 보인 중국이 최종 제품인 전기차 생산과 수출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21~2022년 중국은 한 해 3000만 대 정도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100만~150만 대가량을 주로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국가였다. 2023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로의 내연차 수출 급증, 중앙아시아·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로의 내연차 및 하이브리드차 수출 증가, 그리고 호주·영국·북유럽으로의 전기차 수출 확대에 기인한다.

순수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전기차(PHEV)는 2021년 전 세계적으로 600만 대가 생산된 후 2022년 1000만 대, 2023년 1400만 대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 생산 비중이 순수전기차는 약 55%, 하이브리드전기차는 약 30%를 차지했다. 2023년 현재 중국은 700만 대 정도의 전기차를 생산해 120만 대가량을 수출하고 이 가운데 약 40%를 유럽으로 선적하고 있다.

 

2024년 말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은 1600만 대 정도로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전기차 업체 간 가격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2023년 하반기 시작된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기술 혁신이 대중화로 이어지기 전의 일시적 정체)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중국의 내수 침체는 저가 중국 전기차 수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부과한 27.5%의 고율 관세와 조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중국 전기차 수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올 2월 29일 중국산 커넥티드카의 국가안보 위협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발표했다. 2023년 9월 13일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조사 방침을 발표해 미국의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

중국·일본·미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전기차 수출 시장의 격전지는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태국, 중남미의 브라질·멕시코,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등이다. 일본 내연차가 지배하던 인도네시아·태국에 중국 전기차 기지가 들어서는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 브라질과 키르기스스탄으로 중국 하이브리드차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시장 우회 진출을 위한 중국의 중남미 전기차 생산 기지가 멕시코다.

우리 정부도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지만 중국 전기차 수입의 여파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 우리 완성차 기업들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기보다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하이브리드차를 투입해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